“마약범죄는 국경을 넘지만, 법적 책임은 형사처벌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전시민뉴스 정영인 기자] 대한민국의 마약범죄 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유통과 투약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국제우편, 특송화물, 해외여행, 항공수하물, 외국인 조직을 통한 국경형 마약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단속 결과에 따르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767건, 약 1,007kg으로 국내 유입 목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자를 이용한 밀반입 적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으며 케타민 등 신종 합성마약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도 국제 마약운반책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외교부 자료를 분석한 최근 보도에서는 해외에서 마약 밀수·유통 사건에 연루되어 영사조력을 받은 한국인이 2년 만에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항공권과 여행경비를 제공하고 수하물 운반을 부탁하는 이른바 '운반책(캐리어)' 수법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마약사건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며 외국인 피의자에게는 형사처벌 이후 출입국 문제까지 함께 시작되는 사건이다.
“초범이라고 반드시 강제퇴거는 아니다?”
법무법인 대련(대구) 이정민 변호사는 “많은 사람이 형사재판만 생각하지만 외국인의 경우에는 형사절차, 출입국 행정절차가 각각 별도로 진행되기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더라도 출입국관리법상 체류자격 취소나 강제퇴거 심사가 별도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하며 유죄가 선고된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무조건 추방된다는 것은 아니기에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고 하였다. 물론 다른 사건보다 마약밀반입은 단순 투약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된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은 단순 투약, 소지, 매매, 수입, 수출, 알선, 밀수, 제조를 각각 다르게 규율한다. 이 변호사는 “특히 국경을 넘어 국내로 반입하거나, 반입을 시도하거나 운반을 알선하는 행위는 국제 마약범죄의 특성상 매우 엄격하게 처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실제로 최근 법원은 해외에서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고 유통한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한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음을 설파하였다.
“영주권이 있어도 안심할 수 있을까?”
많은 외국인이 오해하는 부분이지만 출입국관리법은 영주(F-5)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에 대하여 일반 체류자보다 강한 보호를 두고 있다. 다만, 모든 범죄에서 예외 없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는 일정한 경우 강제퇴거 대상자를 규정하면서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일정한 중대한 범죄로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는 등 법률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강제퇴거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주권이 있다고 해서 형사판결 이후 출입국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영주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외국인이 곧바로 추방되는 것도 아니다.
[“외국인 마약밀반입, 경찰은 무엇을 조사할까?”]
◎ 입국 경위
◎ 항공권 예약자
◎ 여행경비 부담자
◎ 수하물 소유관계
◎ 국제택배 송수신 기록
◎ 휴대전화
◎ 텔레그램, 위챗과 같은 메시지 기록
◎ 해외송금 내역
◎ 대가 지급 여부

▲사진설명=법무법인 대련 대표 김범식 변호사
외국인 마약 밀반입 사건에서 경찰과 세관은 일반적으로 위의 사항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물론 현장에서는 당황하여 “짐만 대시 들어달라고 한 것이었다.”, “난 그냥 한국으로 여행온 건데 캐리어는 아르바이트였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정말 몰랐는지.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운반 대가를 받았는지. 반복성이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심지어 외국인의 경우 형사판결 이후에도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별도 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 ▲체류자격 유지 ▲체류기간 연장 ▲비자 취소 ▲출국명령 ▲강제퇴거 여부 등이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된다. 따라서 형사재판 단계에서부터 향후 출입국 절차까지 함께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대련 이정민 변호사는 “특히 국내 가족관계, 장기 체류기간, 직업, 범행 경위, 재범 가능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은 출입국 단계에서도 함께 검토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라고 하며 마약사건은 압수수색과 긴급체포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초기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하면 이후 객관적 자료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음도 조언하였다.
끝으로 법무법인 대련 대표 김범식 변호사는 “외국인 마약사건은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니라 형사재판과 출입국 행정절차가 동시에 연결되는 복합 사건입니다. 특히 밀반입 사건은 국제공조수사와 디지털 포렌식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술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의자는 '몰랐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운반 경위, 연락 과정, 대가 지급 여부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중심으로 설명해야 하며, 수사기관 역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조직범죄 가담을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체류자격과 강제퇴거 문제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건 초기부터 형사와 출입국 절차를 함께 고려한 법률적 대응이 필요합니다.”라고 전하였다. 외국인 마약사건에서는 경찰 조사는 국경을 넘어 출입국 행정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법은 국적이 아니라 범행의 내용, 고의와 역할, 증거, 그리고 출입국 관련 법률요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 본 사례는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의 권리 보장과 절차적 공정성 확보를 위한 변호인의 직무 수행으로 법무법인 대련은 사건의 본질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칼럼 자문. 이정민 변호사(법무법인 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