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을 보호하는 사회는 결국 미래의 자신을 보호하는 사회다.”
[대전시민뉴스 정영인 기자]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요양원과 요양병원, 주야간보호센터 등 장기요양시설은 더 이상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가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돌봄이 일상이 된 만큼, 노인학대 역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하는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는 최근 5년간 신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노인학대 신고와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시설 내 학대 역시 중요한 유형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통계청 승인 일반통계로 작성되는 공식 자료로 노인복지정책과 수사기관의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과거에는 신체폭행만을 떠올렸다면 지금은 욕설, 방임, 경제적 착취, 강압적인 신체 억제, 약물 오남용, 식사 미제공, 개인위생 방치, 심리적 위축까지 모두 노인학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억울한 신고 역시 적지 않다. 치매 환자의 기억 오류, 낙상사고, 의료행위 과정의 오해, 보호자와 시설 간 갈등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결국 노인학대 사건은 감정보다 사실관계와 의료기록, 돌봄기록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는 대표적인 형사사건이다.
법무법인 대련 이정민 변호사는 “노인복지법은 크게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유기로 구분될 수 있으며 특히 요양시설 종사자는 일반 가족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호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라고 하면서 그 이유를 “이용자가 스스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충분히 보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며 사각지대에 대한 논쟁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음을 적시하였다.
“어르신이 넘어질까 봐 침대에 묶어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낙상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라고 하며 침대에 이용자를 묶어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보호조치인지 단순히 관리 편의를 위한 신체 억제였는지, 의사의 처방이나 보호자 동의가 있었는지,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수사기관은 함께 확인한다. 같은 행동이라도 응급상황인지, 반복적인 행위인지, 대체수단이 있었는지에 따라 법률적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요양원의 경우 억울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치매 환자가 스스로 넘어졌는데 폭행으로 오인되는 경우, 환자의 환각이나 기억 착오, 가족 간 재산분쟁이 형사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실제로 노인학대 사건은 의료기록, 간호일지, 생활기록지, 투약기록, CCTV, 근무일지, 보호자 상담기록이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된다. 일부 장면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노인학대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과 별도로 위자료, 치료비, 향후치료비, 장례비, 일실수입, 개호비 등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 시설은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 관리감독체계, 직원 교육 여부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다. 따라서 요양원 입장에서 경찰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이정민 변호사는 “초기 근무일지, 생활기록, CCTV 확보, 보호자 상담기록, 의료진 의견, 동료 직원 진술 등 가능한 한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하며 조사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보호자를 비난하거나 기억에 의존해 진술을 번복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에 초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조사를 입회하는 것을 권유하였다.
마지막으로 법무법인 대련 대표 김범식 변호사는 “노인학대 사건은 사회적 관심이 매우 큰 만큼 신고만으로도 강한 비난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형사절차에서는 감정보다 객관적인 증거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피해 노인의 진술만으로 모든 사실을 단정할 수도 없고, 반대로 시설 종사자의 해명만으로 책임이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CCTV, 생활기록지, 의료기록, 근무일지 등 객관적 자료를 종합하여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설 운영자는 평소 교육과 기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경찰조사를 받는 종사자는 기억에 의존한 해명보다 기록과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방어권을 행사해야 합니다.”라고 전하며 노인요양시설은 단순히 노인 한 명의 생활을 돕는 공간이 아닌 한 사람의 마지막 삶과 보호자의 존엄까지 지키는 공간임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사회는 요양시설 종사자에게 높은 윤리의식과 법적 책임을 요구한다. 그러나 동시에 학대라는 낙인은 매우 무겁다. 실제 학대는 엄정하게 처벌되어야 하지만 사고와 학대, 의료행위와 방임, 불가피한 돌봄과 위법행위는 냉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돌봄 역시 선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존엄을 지키려는 꾸준한 실천이 있을 때 비로소 신뢰받는 돌봄이 완성된다.
※ 본 사례는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의 권리 보장과 절차적 공정성 확보를 위한 변호인의 직무 수행으로 법무법인 대련은 사건의 본질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칼럼 자문. 이정민 변호사(법무법인 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