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할 수 없는 이용자의 무모한 행동까지 모두 책임져야 합니까?"
[대전시민뉴스 정영인 기자]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 해수욕장의 파도, 워터파크의 미끄럼틀. 여름이면 누구나 한 번쯤 물놀이를 계획한다. 그러나 즐거움이 순식간에 비극으로 바뀌는 사고 역시 매년 반복된다. 정부는 2026년 여름철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여름철 수상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하며 안전관리요원을 확대 배치하고 위험지역 관리와 안전시설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름철 물놀이 사망사고는 2023년 19명, 2024년 18명, 2025년 17명으로 꾸준히 발생했으며 사고 원인의 상당수는 안전수칙 미준수와 수영 미숙으로 분석됐다. 물놀이 사고는 단순히 안전사고가 아니라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 국가배상, 시설물 관리책임, 과실상계 법리가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다. 법무법인 대련 김연수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모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민법은 누군가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 안전관리 의무 존재, 그 의무를 위반한 과실, 손해 발생, 과실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와 같은 요소가 입증될 것을 요구합니다.”라고 하면서 사고 발생의 결과만으로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나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예상보다 훨씬 큰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음을 전하였다.
[안전관리 의무, 어디까지인가?]
◎ 위험구역 표시 ◎ 출입통제 ◎ 안전요원 배치 ◎ 구조장비 확보 ◎ 위험수심 안내 ◎ 미끄럼 방지시설 ◎ 시설 정기점검
법원이 말하는 안전관리 의무는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닌 예견 가능한 위험을 합리적으로 예방할 의무다. 대법원은 국가배상법 제5조와 관련하여 하천 관리기관은 하천의 이용실태와 과거 사고 이력 등을 고려해 사회통념상 필요한 방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과거 익사사고가 반복되었고 이용객의 접근이 충분히 예상되는 장소라면 단순히 위험표지판만 설치한 것으로는 부족하며 방책 설치 등 적극적인 접근 차단조치까지 요구될 수 있다고 보아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관련자료=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33354, 33361 판결.]
이 판결은 안전관리 의무가 단순한 안내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사고 예방조치까지 포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시설 운영자가 모든 사고를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김연수 수원 변호사(법무법인 대련)는 “법원은 오래전부터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수영실력이 부족한데도 깊은 수역에 들어간 경우 보호자가 어린 자녀를 충분히 감독하지 않은 경우에는 피해자 측 과실을 상당 부분 인정해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실제로 강이나 유원지에서 발생한 익사사고 사건에서도 법원은 지자체의 안전조치 미흡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와 보호자의 과실을 고려하여 지자체 책임을 25% 정도로 제한한 사례가 있다. 이는 손해배상에서 과실상계(민법 제396조의 법리 준용)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워터파크, 펜션 풀빌라, 리조트 수영장도 예외가 아니다?]
◎ 미끄러운 바닥 방치 ◎ 배수시설 미흡 ◎ 파손된 시설물 ◎ 안전요원 부재 ◎ 이용인원 초과
워터파크, 호텔 수영장, 키즈풀, 리조트, 글램핑장, 펜션에서도 안전사고는 빈번하다. 운영자는 영업상 시설을 제공하는 만큼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기대되는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 있는데 바로 면책동의서다. 입장권, 이용약관, 면책동의서에 ‘사고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해서 운영자의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수원 김연수 변호사(법무법인 대련)는 “우리 법원은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약관은 효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기에 이용자가 통상 예상 가능한 위험을 스스로 감수한 경우와 운영자의 안전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는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라고 전하였다. 즉 피해자도 운영관리자도 초기 대응이 너무 중요하다. 사고 직후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사고 현장 사진 ▲CCTV ▲안전요원 근무기록 ▲시설 점검일지 ▲구급기록 ▲목격자 진술 ▲119 신고기록 ▲기상정보 ▲안전시설 설치 현황을 중점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끝으로 법무법인 대련 대표 김범식 변호사는 “물놀이 사고는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사고의 결과보다 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과 예견 가능성, 그리고 각 당사자가 안전관리 의무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시설 운영자는 사고 예방을 위한 객관적인 관리체계를 평소부터 갖추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이용자 역시 경고를 무시하거나 안전수칙을 위반한 경우 자신의 과실이 손해배상액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사고 직후 확보되는 CCTV, 안전점검 기록, 구조조치 경과 등은 향후 민사소송과 형사절차 모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전하였다.
여름은 사람들에게 가장 즐거운 계절이지만 법률가에게는 안전관리 의무가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지만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방치했다면 법적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반대로 이용자 역시 "사고가 났으니 운영자가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손해배상은 감정이 아니라 예견 가능성, 안전관리 의무의 이행 정도, 인과관계, 과실상계라는 법리에 따라 판단된다. 결국 법은 사고 자체보다 사고를 막기 위해 각자가 무엇을 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은 주장보다 기록과 증거 속에서 균형을 맞춰 나간다.
※ 본 사례는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의 권리 보장과 절차적 공정성 확보를 위한 변호인의 직무 수행으로 법무법인 대련은 사건의 본질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칼럼 자문. 김연수 변호사(법무법인 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