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김진한 기자] 세종시 어진동 한 상가에서 복도에 설치된 광고용 디스플레이 등을 둘러싸고 입점 상인과 건물 관리 주체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상인 측은 같은 건물 내 다른 영업장에도 유사한 광고시설이 있다며 자신들에게만 이동 요구와 관련 조치가 집중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본지가 확보한 8월 20일자 공문에는 해당 장소 앞 공용복도에 놓인 물품을 ‘불법 적재물’로 표현하고 오늘(31일)까지 이동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월정주차 배정과 주차 할인권 판매를 제한한다는 사항도 명시됐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광고용 디스플레이 하나의 이동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 관리 주체가 ‘관리규약’을 근거로 입점 상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시설물 이동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월정주차 배정이나 주차 할인권 판매 등 영업과 밀접한 부분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더 나아가 상인과 관리 주체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입점 상인이 규약의 적용이나 관리 방식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면 어떤 기관과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상황은 제보자가 제공한 영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20일 촬영된 화면에는 관리 관계자와 상인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튿날 영상에서는 출입구 인근에 세워진 광고용 디스플레이를 가리키며 이동을 요구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관리 관계자가 “치워”, “알아서 해” 등의 말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상인 측은 시설을 옮기라는 요구 자체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나타난 말투와 대응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다른 영업장과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같은 건물 내부에도 LED 형태의 광고물이나 외부로 돌출된 시설이 설치된 곳이 있는데 자신들이 사용하는 장소에 대해서만 반복적으로 지적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다만 비교 대상으로 언급한 시설들이 별도의 승인이나 동의를 받아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도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건물 내부 일부 영업장 주변에서 외부로 돌출된 형태의 광고시설을 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한 영업장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결과 해당 시설을 두고 별도의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해당 시설이 사전에 승인을 받았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인 측은 자신들에게 이 같은 요구가 이어지는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내고 세종시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취재차 현장을 방문한 당일에는 세종시 건축 관련 부서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사진설명=입점 상인에게 전달된 시설물 이동 및 주차 관련 제한 통보 공문 일부. 개인정보와 상호 등은 비식별 처리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본지의 현장 취재 이후에도 양측의 갈등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상인 측에 따르면 취재가 이뤄진 뒤 관리 측 관계자가 해당 장소를 다시 찾아와 시설물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가 있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인 측은 반복된 시설물 이동 요구와 주차 관련 제한 통보 등 자신에게 과도한 조치가 집중됐다며 이른바 ‘갑질’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만으로 특정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선별적인 조치가 이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문에서 ‘불법 적재물’로 표현한 대상과 영상에서 관리 관계자가 이동을 요구한 광고용 디스플레이가 정확히 동일한 대상을 의미하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월정주차 배정과 주차 할인권 판매 제한이 실제 시행됐는지 여부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

본지는 시설 이동 요구와 주차 관련 제한의 배경, 다른 입점업체에 대한 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관리센터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취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갈등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시설을 설치한 다른 입점업체에도 같은 기준과 방식의 조치가 이뤄졌는지, 건물 관리 주체가 관리규약을 근거로 입점 상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까지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는다. 비교 대상 시설의 승인 여부와 실제 조치 사례 등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