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편집국] 지난 2025년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숨졌다. 이후 고용노동부와 경찰 수사가 이어졌고 같은 해 4월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시공사 경영책임자 2명을 비롯해 6명이 구속됐다고 발표했다. 시공사와 관련 업체 현장소장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이 적용됐다. 건물을 짓는 사람에게 준공은 오랜 공사의 끝이다. 공정률을 맞추고 사용승인을 받아 문을 열면 시공업체도, 발주자도 비로소 한숨을 돌린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공사를 끝내는 것과 책임이 끝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비극적으로 보여줬다.
사건은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지난 5월 부산경찰청이 발표한 최종 수사결과에서는 준공과 사용승인을 둘러싼 또 다른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으며 현재도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시행 및 시공사 측은 공정률 미흡으로 예정된 시기에 사용승인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감리업체에 허위보고서 작성을 회유·압박한 혐의 등을 받았고, 관련 공무원과 소방서 직원, 건축사 등을 포함해 모두 44명이 입건됐다. 한 번의 화재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업무상과실치사상뿐 아니라 건축법 위반과 뇌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까지 수사가 뻗어나간 것이다.
“감리자가 지정되어 있는가? 그 감리가 공백 없이 작동했는가?”
건설현장에서는 발주자와 원청,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감리자 등 여러 주체가 하나의 공사에 관여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수사기관 역시 회사 이름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가 해당 업무를 맡았고 위험을 알고 있었는지, 예방할 권한과 의무가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이번 칼럼을 함께 하게 된 법무법인 대련 임지혜 변호사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 보건 확보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가 문제될 수 있고, 현장의 구체적인 안전조치가 미흡했다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이 검토됩니다. 특히 작업자의 사망 또는 상해와 관계자의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며 소방시설 공사도 두루 점검해봐야 함을 소개하였다.
소방시설공사업법은 소방시설업의 등록과 시공뿐 아니라 감리와 완공검사 등 별도의 관리구조를 두고 있다. 특히 2026년 3월 개정된 시행령은 상주 공사감리원이 교육, 질병, 휴가 등으로 하루 이상 현장을 떠나는 경우 감리업자가 업무대행자를 지정해 현장에 배치하고 업무 인수인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이는 특정 사고 때문에 만들어진 규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최근의 제도 변화까지 놓고 보면 소방공사에서도 감리자가 지정돼 있었느냐’보다 실제 감리가 공백 없이 작동했느냐를 중시하는 방향은 분명히 읽힌다. 대련 임 변호사는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단순히 시공상 하자가 있었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 시공, 하도급, 감리의 각 단계에서 누구에게 어떤 의무가 있었고 실제 그 의무가 어떻게 이행됐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라고 하며 특히 안전점검표나 감리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실제 현장에서 그 내용대로 점검했다는 것은 구별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수천억원 규모의 리조트 공사가 아닌 작은 상가 인테리어라도 적용 돼….”
음식점이나 칵테일 바를 열기 위해 상가를 인테리어하거나 병원, 학원,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오래된 건물을 증축하는 과정에서도 전기와 가스, 소방, 피난시설을 건드리는 공사가 이루어진다. 사업주는 대부분 전문 시공업체에 공사를 맡기기에 전문업체가 알아서 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준공 후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의 범위는 위탁한 업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설계와 다른 자재가 사용됐는지, 방화구획이나 피난동선이 훼손됐는지, 소방시설을 임의로 변경했는지, 공사 과정에서 누가 이를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등에 따라 시공업체뿐 아니라 관련 당사자 사이의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발주자나 대표자를 무조건 처벌할 수도 없다. 형사책임은 각 법률이 요구하는 의무와 행위, 고의·과실, 사고와의 인과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래서 사고가 난 뒤 책임자를 찾는 것보다 계약 단계에서 공사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시공 중 변경사항과 점검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며, 완공 전에 설계도면과 실제 시공 상태를 대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임 변호사는 “공사 과정에서 일정과 비용에 대한 압박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만 안전과 소방에 관한 법적 의무까지 일정에 맞춰 축소할 수는 없다”며 “사업주 입장에서는 공사가 끝난 뒤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계약과 시공 단계에서 면허, 공사범위, 감리, 점검기록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즉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위험관리”라고 말하며 작은 공사라도 법률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조언을 미리 받아보는 것을 권하였다.
부산 반얀트리 현장 역시 화재 이후 사업 자체가 멈췄다. 기존 시공사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사업 정상화와 대체 시공사 선정 등을 거쳐 2026년 들어서야 공사 재개가 추진됐다. 하나의 중대사고가 인명피해를 넘어 시공사와 협력업체, 금융과 사업 일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설현장에서 사람들은 흔히 공정률을 숫자로 관리한다. 70%, 90%, 99%. 마지막 1%를 채우면 준공이라고 생각한다. 준공일은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으나 안전에는 완공률이 없다.

※ 칼럼 법률 자문: 임지혜 변호사(법무법인 대련)
매주 금,토 18시~22시 중앙시장 화월동(제3주차장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