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대체시험 확대되는 2026년, 수의사 면허는 동물실험이 프리패스가 아니다.”

[대전시민뉴스 정혜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동물대체시험법 국제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하며 비동물시험법의 국제적 규제 활용과 관련 기술을 논의했다. 과거에는 신약과 백신, 질병 연구를 위해 동물의 희생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질문이 한 단계 더 깊어졌다. 올해 4월부터 8월 사이에도 인체피부모델을 활용한 피부부식 및 피부자극 시험법, 인체각막유사 상피모델과 단시간 노출법을 활용한 안 유해성 시험법 등 동물대체시험 가이드라인이 잇달아 공개 및 개정되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동물을 얼마나 많이 사용할 수 있는가보다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방법이 있는지가 연구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 가운데 수의사가 별도의 동물실험실에서 다수의 토끼에게 병원균을 투여한 뒤 살처분하고 이러한 실험을 장기간 반복하면서 공중보건 관련 사업비나 보조금까지 지급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법은 어디에서부터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할까? 법무법인 대련 임지혜 변호사는 “100마리든 700마리든 많은 동물이 죽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불법 동물실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실험자가 수의사이고 공중보건 연구를 목적으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위가 적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하며 우선 숫자의 충격에서 한 발 떨어져 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우리 법은 동물실험을 연구자의 판단에만 맡겨놓지 않는다. 동물보호법은 교육, 시험, 연구 및 생물학적 제제 생산 등 과학적 목적으로 실험동물을 이용하는 행위를 동물실험으로 규율하고 있으며, 일정한 동물실험시행기관에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를 설치하고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위원회에서는 왜 이 동물을 사용해야 하는지, 필요한 개체 수가 타당한지, 동물 대신 사용할 방법은 없는지, 고통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등을 심의합니다.”라고 하며 승인 이후에도 실제 실험이 계획서대로 진행되는지를 감독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음을 설명하였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2023년 동물보호법 개정 시행과 함께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실험시행기관에 실험동물 전임수의사를 두는 제도를 도입했고 승인된 동물실험계획대로 실험이 진행되는지를 확인하는 심의 후 감독도 강화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를 동물실험 연구기관의 윤리경영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어떤 동물실험을 둘러싸고 위법 의혹이 제기됐다면 질문은 ▲실험한 곳은 어떤 시설이었는가 ▲윤리위원회의 심의 대상이었다면 적법한 심의를 거쳤는가 ▲승인받은 동물 수와 실제 사용한 동물 수는 일치했는가 ▲승인받은 병원체와 실제 투여한 물질은 같았는가 ▲실험 종료와 안락사 과정은 계획대로 진행됐는가 등 구체적이어야 한다. 병원균을 이용했다면 취급한 병원체의 종류와 실험방식에 따라 감염병 및 생물안전 관련 규율까지 별도로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동물실험에는 오래전부터 이른바 3R 원칙을 적용했다.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체(Replacement)하고 불가피하다면 사용 동물의 수를 감소(Reduction)시키며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실험방법을 개선(Refinement)한다는 원칙이다. 만약 공공재원으로 동물보호법상 동물실험 절차 위반의 법적 문제가 되었다면 해당 의무와 위반행위별 행정 제재와 과태료, 보조금법에 따라 추가적으로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이 원칙은 선언적인 윤리기준을 넘어 실제 시험법 개발과 규제정책으로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식약처가 올해에만 인체피부모델을 이용한 피부자극·피부부식 시험과 인체각막유사 모델 등을 활용한 시험법을 잇달아 정비하고 8월에는 국제 학술대회를 통해 비동물시험법의 규제 활용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비와 보조금으로 무허가 동물실험…처벌과 제재 가능성은?”

물론 동물실험 절차를 위반했다고 곧바로 보조금 편취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법한 연구 수행을 전제로 국가보조금을 신청하면서 실제 실험방식이나 승인 여부, 연구실적 등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겨 보조금을 지급받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행 보조금법은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보조금을 지급받은 후 목적 외로 사용한 경우에는 보조금 교부결정의 취소, 보조금과 이자의 반환명령, 제재부가금 등 행정상 제재가 문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및 제41조에 따른 형사책임도 문제될 수 있다.

끝으로 법무법인 대련 임 변호사는“동물실험 사건에서 형사책임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몇 마리의 동물이 사용됐느냐만이 아닙니다. 연구계획 단계에서 어떤 내용을 제시했고 실제로는 어떤 실험을 했으며, 그 자료를 근거로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얼마의 돈을 지급받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허위 연구실적이나 실험자료가 보조금 지급의 근거가 됐다면 동물보호법의 문제를 넘어 보조금법이나 사기죄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며 동물실험을 둘러싼 규제는 연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구 결과에 사회적 신뢰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특히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연구라면 연구자는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전하였다.

2026년의 동물실험은 이미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흰 가운과 수의사 면허, 공중보건 연구라는 이름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연구의 이름으로 생명을 사용했다면 그 필요성을 증명해야 하고 국민의 돈을 사용했다면 그 과정까지 증명해야 한다. 과학이 사회의 신뢰를 얻는 마지막 실험대는 어쩌면 연구실 안이 아닌 연구실 밖에서 그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느냐에 있는지도 모른다.


※ 본 칼럼은 동물실험 관련 법률적 쟁점과 연구비·보조금 집행에 따른 책임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법무법인 대련은 사건 관계자의 권리 보호와 절차적 공정성을 바탕으로 법적 쟁점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적 판단은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칼럼 법률 자문: 임지혜 변호사(법무법인 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