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김진한 기자]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나같으면 사진관’을 운영하는 30대 초반 최혜림 씨는 테마를 활용한 인물 중심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년 전 직장을 떠난 뒤 자신의 가게를 연 그는 1990년대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연출과 생일 기념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고 있다.

본지는 최 씨를 만나 사진을 접하게 된 계기와 창업 과정, 현장에서 기억에 남은 순간, 스마트폰과 AI 확산에 따른 업계 변화, 앞으로의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Q. 먼저 본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편하게 ‘림작가’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상호에는 ‘나 같으면서도 나보다 예쁜 나’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평소와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식으로 인물을 담고 있습니다.

Q. 이 분야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됐나요?

A. 열아홉 살 때 첫 월급으로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하나 샀어요. 혼자 사부작사부작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취미가 됐습니다.

오랜 시간 계속하다 보니 주변에서도 제가 만든 결과물을 알아봐 주기 시작했어요. 이후 지인을 통해 제품, 음식, 공간, 스냅 등의 유료 의뢰가 들어왔고 본업과 별개로 프리랜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좋아서 하던 일이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연결된 것 같아요.

Q.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년 전 회사에서 본사가 있는 동탄으로 근무지를 옮길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저는 지역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거절했고 협의를 거쳐 퇴사했습니다.

예전부터 ‘내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가 해오던 일을 활용해 무언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치밀하게 준비했다기보다는 그 시기에 실행으로 옮긴 것에 가깝습니다.

다행히 지인을 통해 장소를 지원받았어요. 이후 자금을 마련하고 필요한 가구와 소품을 하나씩 구했습니다. 페인트와 벽지 시공도 손수 했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당근마켓이 없었다면 장사를 못 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 1990년대 미국 드라마 분위기로 꾸민 나같으면 사진관 내부. 사진=나같으면 사진관


Q. 방문객들이 주로 찾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A. 대표적으로 ‘드라마 컨셉’과 ‘화이트 생일’이 있어요.

전자는 90년대 미국 작품 같은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배경이 화려한 편이라 둘러보는 재미가 있고 손님들도 분위기에 맞춰 의상을 준비해 오세요. 그래서 준비부터 셔터 앞에 서는 과정까지 하나의 체험처럼 즐기시는 편입니다.

화이트 생일은 반대로 심플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에요. 딸기 케이크를 활용해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세요.

Q.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가나요?

A. 대부분에게 낯선 일이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처음부터 포즈를 요구하지 않고 저부터 서두르지 않습니다. 대화도 천천히 이어가고요.

자세를 어려워하시면 말로만 설명하기보다 제가 먼저 동작을 보여드립니다. 그대로 따라 하실 수 있게 하면 훨씬 편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중간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지면 손에 쥐거나 기댈 수 있는 물건을 활용하기도 해요. 같은 자세라도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A. 엄마예요.

어느 날 기회가 생겨 엄마에게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드린 적이 있었어요. 기왕 예쁘게 준비하신 게 아까워 그날의 모습을 남겨드렸습니다.

당시 다른 일이 많이 밀려 있어 따로 보정하지 못하고 원본부터 드렸는데 주변 분들이 보시고 손을 많이 본 것 아니냐고 오해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딸인 제가 앞에 있으니까 평소보다 표정도 편안하게 나온 것 같아요.

제가 부모님께 해드린 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가진 재능으로 이렇게 좋은 모습을 남겨드릴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그때 제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게 됐고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Q. 스마트폰과 셀프 스튜디오, AI 이미지가 늘면서 업계에도 변화가 있나요?

A.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한 장의 값어치는 예전보다 낮아진 부분이 있다고 느껴요. 그렇다고 시장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혼자 준비하려면 어떤 옷을 입을지, 어디에서 어떻게 할지, 구도를 어떻게 잡을지까지 모두 결정해야 해요. 전문가는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방향을 기획하고 어울리는 표정과 자세를 잡아주면서 여러 장면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결국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여전히 전문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A. 가까운 시기에는 웨딩 프로필과 원데이 클래스를 해보고 싶습니다. 연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색 데이트 형태로 만들어보는 것도 구상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지금 선보이는 드라마 테마처럼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기 명작을 구현해보고 싶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처럼 경험할 수 있는 무대를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싶어요. 결과만 가져가는 곳이 아니라 직접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본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문 대목은 어머니에 관한 기억이었다. 화려한 연출이나 특별한 의뢰보다 자신의 재능으로 부모의 한때를 남길 수 있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할 때였다.

열아홉 살에 취미로 출발한 일은 프리랜서 활동을 거쳐 자신의 가게를 꾸리는 단계까지 이어졌다. 최혜림 씨는 앞으로 웨딩 프로필과 원데이 클래스에 도전하고 방문객이 작품 속 인물이 된 듯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구성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 이 기사는 인터뷰 기반으로 구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