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김진한 기자] 강아지와 고양이뿐 아니라 거북이와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을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경우도 있다. 그중 화려한 등갑 무늬와 활발한 움직임이 특징인 ‘테라핀’은 일반인에게는 아직 낯선 반수생 거북이다.
테라핀은 실제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고, 가정에서 키우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단순히 희귀한 외형만 보고 선택해도 괜찮을까. 본지는 8월 13일 이 같은 궁금증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대전 서구 괴정동에 있는 렙타운(REP TOWN)을 찾았다.
오후 3시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자 약 80평 규모의 공간에 수조가 이어졌다. 김성원 대표에 따르면 이곳에서 분양을 앞두거나 관리 중인 테라핀은 100~200마리 정도다. 수조마다 크기와 무늬가 다른 개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 대표는 30대로 약 8년간 테라핀을 길러왔다. 본지는 그와 내부를 함께 둘러보며 이들의 특징과 수명, 가정 사육에 필요한 환경과 건강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신호까지 하나씩 살펴봤다.

▲사진설명=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는 테라핀./사진=대전시민뉴스
쉴 새 없이 헤엄치는 모습…‘물멍’의 매력
이날 살펴본 테라핀은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거북이다. 흔히 떠올리는 느리고 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눈앞의 모습은 활발했다.
한쪽에서는 계속 헤엄쳤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방향을 틀기도 했다. 잠잘 때를 제외하면 움직임이 많은 편이어서 이른바 ‘물멍’을 즐기기 좋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몇 시간씩 바라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 점이 매력으로 꼽혔다.
대형어 등 물생활을 즐기던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저마다 다른 무늬와 행동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오래 함께하면 교감할까…특정 반응 보이기도
보호자를 알아보는지도 궁금했다.
사람을 인지하는 능력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오랫동안 함께한 경우 특정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 4~5년 동안 돌본 한 마리는 손을 담그면 다가와 발톱을 걸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경험도 전했다.
김 대표는 이를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으로 단정하기보다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렙타운 내부에 테라핀 사육 수조가 설치돼 있다./사진=대전시민뉴스
야생 40년 이상…가정에서는 평균 20년 전후
반려 목적으로 데려오기 전에는 함께해야 할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김 대표는 야생에서 40년 이상 살아가는 사례가 있으며 가정에서는 평균 20년 전후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사육 조건과 각각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어 일률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암컷의 경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는 인공 환경에서는 자연 상태보다 이른 시기에 산란하는 사례가 있고 이런 과정이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처음 키운다면 수질과 육지부터
초보자가 신경 써야 할 요소로는 수질과 몸을 말릴 육지 공간이 꼽혔다. 김 대표는 실내 사육 시 UVB·UVA 기능이 포함된 조명을 이용해 햇볕과 비슷한 조건을 만드는 방식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기본 방식은 먹이를 챙기고 오염 정도에 따라 환수하는 것이다. 많은 수를 한꺼번에 보살피는 일은 손이 많이 가지만 한 마리를 기르는 방법 자체는 필요한 여건을 갖춘 뒤 꾸준히 살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겉으로 맑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눈에 보이는 투명도와 실제 내부 조건은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설명=알을 깨고 부화 중인 어린 테라핀의 모습./사진=렙타운
예쁘게 꾸미려다 사고로…장식물 배치 주의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있었다.
내부를 보기 좋게 만들려고 조형물을 지나치게 배치하면 틈에 몸이 끼어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 심하면 익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이동할 여유와 구조물 사이 간격을 먼저 살펴야 한다.
잘 먹던 밥을 거부한다면…이상 여부 살펴야
건강 변화를 알아차리는 단서 가운데 하나는 먹이 반응이다.
평소 잘 먹다가 갑자기 거부한다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데려오기 전에는 코막힘이나 피부병 여부도 살펴야 하며 정상적으로 먹는지를 보는 것이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눈의 변화나 콧물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이어진다면 파충류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자체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곳에서 데려온 경우에도 신체 변화나 사육 여건 등에 관한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의 영역이다.

▲사진설명=렙타운에서 사육 중인 테라핀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있다./사진=대전시민뉴스
보기 드문 외형 너머, 직접 확인한 사육의 조건
약 80평 공간을 둘러보고 다시 출입구 쪽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왔을 때 눈에 들어왔던 것은 화려한 등갑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러 수조를 살펴보고 설명을 들은 뒤에는 물과 조명, 육지 공간을 관리하는 과정도 함께 보였다.
무엇보다 가정에서 평균 20년 전후를 함께할 수 있다는 설명은 쉽게 지나치기 어려웠다. 독특한 외형에 관심을 갖는 것과 실제 한 생명을 오랫동안 기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에도 수조 속 테라핀들은 계속 물속을 오갔다. ‘테라핀은 어떤 반려동물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한 현장 취재에서 확인한 것은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사육 환경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