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정혜현 기자] 지난 8월 12일 오후 11시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은구비공원. 늦은 시간이었지만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돗자리와 의자를 챙긴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고 카메라를 설치한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기다린 것은 도심의 밤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이었다.
이날 한국에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관측하기 좋은 시기가 지난 13일과 14일 새벽이라는 소식을 접한 기자도 직접 천문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도심 한가운데서 제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가로등이 켜져 있었고 주변 아파트와 상가에서 나오는 불빛도 있었다. 하지만 안쪽으로 이동하자 예상보다 어두웠고 상공에는 여러 개의 별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11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이 많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약 30분이 지나 눈이 어둠에 적응하면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작은 빛까지 하나둘 선명해졌다.
잠시 뒤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하늘 한쪽에서 짧은 빛줄기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처음 직접 마주한 별똥별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았지만 한동안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신기하고 황홀한 장면이었다.
또 하나의 유성이 나타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연인과 친구,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어느 방향에서 떨어졌는지 서로 이야기했고 일부는 짧은 순간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도 했다.
현장에는 시간대에 따라 약 20명에서 25명이 머물렀다. 돗자리에 눕거나 의자에 앉아 상공을 살폈고 카메라를 설치해 장시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자정이 지나면서 기온은 한결 선선해졌다. 체감온도는 24~25도 정도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장시간 야외에 머무르기에도 큰 불편은 없었다. 간간이 구름이 시야를 가렸지만 관측을 이어가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유성은 체감상 약 15분 간격으로 포착됐다. 한동안 조용하다가 짧은 시간에 두세 개의 빛줄기가 연이어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13일 오전 2시부터 3시 사이에는 앞선 시간대보다 자주 눈에 들어왔다.
오후 11시 30분부터 오전 4시까지 기자가 육안으로 확인한 별똥별은 약 20개였다. 고개를 돌리거나 잠시 시선을 놓친 순간 주변에서 탄성이 들리기도 해 실제 지나간 유성은 이보다 많았을 것으로 보였다.
오전 4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은 하나둘 돗자리와 장비를 챙겼다. 평소 도심에서 오랜 시간 하늘을 올려다볼 일은 많지 않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짧은 빛을 기다리는 동안 처음 만난 이들도 자연스럽게 같은 곳을 바라봤다. 한여름 새벽,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도심 속에서 한동안 잊고 있던 하늘을 올려다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