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때 대구의 무더위를 빗대 ‘대프리카’라는 신조어가 널리 쓰였다. 하지만 최근 여름철 폭염은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높은 기온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의 한낮은 실제 얼마나 뜨거울까. 본지는 8월 8일 오후 사무실 앞에 세워진 차량 보닛에 달걀을 직접 깨고 나타나는 모습을 관찰했다.
[대전시민뉴스 김경찬 기자] 지난 8월 8일 오후 1시 29분께 본지 앞. 한낮의 햇볕을 그대로 받고 있던 기자의 검은색 차량 보닛 위에 날달걀 하나를 깨뜨렸다.
계기는 단순한 궁금증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를 두고 동료들과 “가만히 서 있어도 찜질방에 들어온 것처럼 덥다”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거 차량 위에서 달걀을 익히는 영상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 자동차 위에서도 달걀이 익을까.”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먼저 차체에 손을 대봤다. 손끝이 따끔거리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졌다.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리창은 이보다 훨씬 뜨겁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유리 위에 달걀을 깨는 것도 생각했지만 경사가 커 그대로 흘러내릴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완만한 보닛을 택했다.
껍데기를 깨자 노른자와 흰자가 검은 차체 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보닛 역시 완전히 평평하지 않아 흰자가 아래쪽으로 빠르게 흘러내렸고 노른자도 움직이는 과정에서 풀어졌다.
흰자는 대부분 흘러내려 이후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가까스로 남은 노른자를 중심으로 약 3분간 변화를 지켜봤다.
시간이 지나자 노른자 표면에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얇은 막처럼 보이는 층이 나타났다. 종이박스 조각으로 살짝 건드려보자 일부가 처음보다 뭉쳐지는 듯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설명= 약 3분간 관찰한 뒤 차량 보닛에 남은 달걀 노른자 모습. 표면에 막처럼 보이는 변화가 나타났지만 완전히 익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흔히 생각하는 ‘계란후라이’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프라이팬에서 조리했을 때처럼 완전히 익지는 않았다. 차량 표면 온도 역시 별도의 측정 장비를 이용해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른자에서 관찰된 모습을 열에 의한 조리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었다.
달걀을 깨는 과정과 이후 모습은 약 1분 30초 분량의 영상으로 기록했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약 3분간 상태를 살펴봤다.
8월 대전의 더위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평균기온은 29.9~32.0도 사이를 기록했으며 7일에는 32.0도까지 올랐다.
민간 기상정보업체 AccuWeather는 낮 최고기온을 36도로 예보했으며 화면에는 폭염 경보도 표시됐다.

▲사진설명=민간 기상정보업체 AccuWeather 8월 8일 대전의 낮 최고기온 36도 예보 캡처.
달걀의 변화를 지켜보던 도중 휴대전화로 행정안전부의 안전 안내문자가 도착했다.
문자에는 ‘전국적인 무더위’를 언급하며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 ▲준비운동 ▲구명조끼 착용 ▲위험지역 접근 금지 ▲음주수영 금지 등 안전수칙을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설명=행정안전부 안전 안내문자 캡처.
약 3분의 관찰이 끝난 뒤 보닛에는 흘러내린 달걀 자국이 남았다. 기대했던 ‘계란후라이’는 만들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