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2026 천안 K-컬처 박람회가 개막 50일을 앞두고 4대 전시·체험 프로그램과 1차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AI·XR, K-웹툰, K-푸드, 라이프스타일 등 한류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문화산업과 첨단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분명하다. AI와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전시를 비롯해 웹툰과 음식, 라이프스타일까지 분야를 넓히며 박람회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모습도 읽힌다.

하지만,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공연 라인업이다. 다비치와 YB, 10CM, 멜로망스, 케이윌 등 인기 가수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박람회의 중심이 산업 콘텐츠인지 공연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공연은 많은 관람객을 모으는 중요한 요소다. 흥행을 이끄는 역할도 분명하다. 그러나 K-컬처 박람회는 음악 공연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산업을 소개하고 미래 콘텐츠를 제시하는 박람회다.

그렇다면 박람회의 경쟁력은 화려한 무대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천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와 산업, 지역의 역사와 창작 생태계가 함께 드러날 때 박람회의 정체성도 분명해질 수 있다.

올해 공개된 자료에는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이 포함됐지만 지역 문화예술인과 청년 창작자, 지역 기업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남은 준비 기간 동안 이러한 부분이 보다 선명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천안은 독립기념관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도시이며, 충남 역시 다양한 문화예술 자산과 콘텐츠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산이 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로 연결될 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경쟁력도 만들어질 수 있다.

K-컬처는 음악만으로 성장한 산업이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 웹툰, 게임, 음식, 디자인, 기술이 함께 발전하며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가 됐다. K-컬처 박람회 역시 이러한 산업 생태계를 균형 있게 담아낼 때 이름에 걸맞은 가치를 갖게 된다.

행사의 성과도 공연 관람객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남겼는지, 지역 기업과 창작자의 참여는 충분했는지, 산업 교류와 콘텐츠 확산이라는 목표를 얼마나 실현했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박람회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지금 성공과 실패를 말할 단계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유명 가수 공연이 열리는 축제'로 기억될지, '천안을 대표하는 K-컬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지는 남은 준비 과정과 실제 운영이 답할 것이다.

공연은 사람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도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그 도시만의 콘텐츠다. 천안 K-컬처 박람회가 진정한 K-컬처 박람회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공연의 화려함보다 도시의 정체성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