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뉴스 편집국] 대전고등학교 미술부에서 함께 그림을 배운 네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윤의향)은 오는 10월 2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지역미술조명사업Ⅲ 선과 색, 지역의 기억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이종상, 이철주, 유희영, 하동철의 작업이 소개된다. 같은 학교에서 미술을 접했지만 이후 한국화와 서양화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독자적인 표현 방식을 구축한 이들의 변화 과정을 다룬다.
기획의 바탕에는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카렌 바라드(Karen Barad)의 내부-작용(intra-action) 개념이 놓여 있다. 존재와 의미가 개별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관점이다.
이를 통해 네 사람이 하나의 지역 화풍을 공유했다기보다 공통된 출발점에서 각기 다른 예술적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을 살펴본다.
이종상은 인물 표현에서 시작해 국토와 역사를 담은 먹선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이후 형상 이전의 질서를 탐구하는 원형상 작업으로 발전했다. 이철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용하던 필선을 도시 풍경에 적용한 뒤 문자의 형태에서 벗어난 획으로 확장했다.
유희영은 강렬한 붓질을 점차 줄이고 색면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보였다. 하동철은 부친의 상여를 따라가며 경험한 빛의 기억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아 색의 띠와 반복적인 선묘를 통해 빛의 확산을 표현했다.
전시에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화면을 형성한 과정에 주목한다. 네 예술가가 공유했던 배움의 경험과 이후 각자의 작업에서 나타난 차이를 선과 색이라는 조형 요소를 중심으로 되짚는다.
윤 관장은 “한 교실에서 함께 그림을 배운 네 사람이 전혀 다른 화가가 되었다는 사실이야말로 대전 미술의 깊이를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 미술사를 하나의 화풍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능성이 피어난 자리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사항은 대전시립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주 금,토 18시~22시 중앙시장 화월동(제3주차장 앞)